
아는 감독님이 자신의 작품을 상영을 하게 되어 중앙대 영화제 '중중무진'을 보러 갔다.
으아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하다니 너무 부럽다.
우리 학교 우리 과는 이런 기회도 안 주고 너무 밉다.(비록 영화과는 아니지만...졸업한지 한참 되었지만...)
영화과 학생 분들의 졸업 작품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매우 기대됐다.
30분 정도 되는 단편 4개가 쭉 상영된다고 한다.

각각의 작품에 대해서 좋았던 점을 얘기해 보기.
황인준 감독님의 <카메라를 제발 멈춰!>
파인드 푸티지 포맷을 차용하여, 빠른 호흡의 B급 장르 무비를 표방한 작품.
황당한 연출과 과감한 편집이 재미있게 느껴졌고,
제작진들이 이 영화를 만들며 느낀 즐거움이 관객인 나에게 전달되어 좋았다.
블랙페이스가 연상되는 연출이나, '처녀' 발언, "생식기를 잘라서 '여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대사, 자살의 희화화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요소들을 깊은 고민 없이 사용한 점이 좀 불편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학생 때 아니면 언제 이렇게 자유롭게 해볼까 싶기도 하다.
학부 시절 내가 만들었던 영상도 민감한 요소들을 아무 고민 없이 사용했었던 것이 생각나며
갑자기 겸허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박예서 감독님의 <The Ideal Idol>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아이돌 산업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장편으로 발전시킬 생각이 있다 하셔서 여기에 내용을 자세히 쓰기는 좀 그렇다.
꾸밈과 기교가 없는 연출과 촬영으로,
등장인물들의 속마음을 기가 막히게 캐치하여 인터뷰와 눈빛, 행동 등을 통해 드러낸 것이 좋았다.
같이 봤던 친구는
자신도 모르게 아이돌을 '상품'처럼 생각하고 있었던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감독 스스로가 이 소재에 대해 비판적인 스탠스를 취하기보다 관객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작품이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도 너무 기대되었다.
이승현 감독님의 <거북이와 토끼>
자살을 생각하던 두 남녀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고, 여자는 남자를 어디론가 끌어들이는데....
라는 내용의 영화.
여자가 '거북이'라는 상징을 사용한 것은 이해했는데,
남자가 왜 굳이 '토끼'라는 상징성을 가져야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너무 아침 시간이라 내 집중력이 높지 않아, 그 부분을 놓친 것 같아서 아쉬웠다. 흑흑.
+헐 며칠 후에 친구랑 얘기하다가 불현듯 이해함… 수궁가의 거북이와 토끼였던 것이었다..! 근데 왜 헷갈리게 거북이는 느려요 흑흑 이라는 내용이 나오는거야!
안정적이고 멋진 촬영 구도가 좋았다.
임채영 감독님의 <선셋 아이스크림>
'졸업 작품'이라는 말이 (긍정적 의미로)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산뜻하고 귀여운 영화...
각자의 이유로 사진전을 보러 온 두 여자가 하루를 함께 보내게 되는 내용이다.
약간은 분노조절이 힘들어보이는 4차원 여자와 차분하고 절제된 냉미녀(?) 케미가 좋았다.
귀여워...
이미 철수해버린 사진전 공간에 어찌저찌 들어가게 된 두 사람이,
사진 없이 캡션만 남아있는 전시장을 둘러보는 장면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작품을 끌어가는 두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이 둘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약간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 가지 모험>도 생각나고... 거북이 어쩌구 일본 영화도 생각나고...
(하지만 다른 독특함이 있음)
이렇게 작품을 만든 감독님들이 멋있었다.
재밌는데 다음에도 졸업작품 상영회를 보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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